About This Book
도서 소개
★★훈민정음 언해본을 다룬 국내 첫 소설!★★
★★세조가 왕이 되기까지 ‘덕중의 정원’을 둘러산 치밀하고 흥미진진한 모반의 소용돌이★★
역사의 빈틈을 채우는 탄탄한 구성과 뛰어난 상상력의 결실
세조가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역사 기록만 보더라도 평탄하지 않았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조카의 왕위를 빼앗아 그 자리를 지켜내기까지 세조를 둘러싸고 일어날 수 있는 험난한 일들, 즉 역사에 정확하게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소설의 모든 발단은 ‘덕중의 정원’에서 시작된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이곳은 수양대군 잠저(왕이 되기 전 사저)의 뒤뜰에 있는 정원이다. 여종 덕중은 정원에서 각종 나무와 채소, 때로는 사냥에서 잡아온 동물까지 정성껏 키워내며 집안의 관심을 모으고, 훗날 세조의 눈에도 띄며 후궁(정3품 소용 박씨)이 되며 궁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이 정원에서 시작된 인연들이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뒤흔든다. 덕중이 여종으로 자신의 정원에서 만난 귀성군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결국 그녀가 보낸 편지 한 통은 궁궐을 발칵 뒤집어 놓으며 자신의 목숨까지 앗아간다. 소용 박씨가 귀성군에게 보낸 편지는 그 자신도 상상 못 한 역모의 흔적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초반부터 등장하는 ‘소용마마’, 즉 덕중의 연애편지 사건은 독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계속 증폭시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결국 소용마마가 죽기 전에 던진 한 마디 “백팔장!”은 궁궐 밖 백성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로 인해 세조가 왕이 되기까지 벌인 어두운 그림자들을 쫓으며 독자는 그 비밀을 하나둘씩 알아가게 된다. 연애편지 아닌 ‘연애편지’ 때문에 죽음을 맞게 된 소용 박씨, 그리고 그 편지를 받은 귀성군, 덕중과 이름이 같은 스님 ‘덕중’, 그 모든 것을 가슴에 묻고 왕이 된 세조, 그들의 기구한 운명의 소용돌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모반과 역모의 대혼란에 함께 빠져든다.
무엇보다 세조가 벌인 모반의 흔적이 훈민정음 언해본에 감춰져 있다는 작가의 상상력은 마지막까지 촘촘하고 짜임새 있게 흘러간다. 이 모든 것을 계획한 비밀결사 ‘백팔장’의 등장은 편지 형식의 서간체로 꾸몄으며, 그로 인해 독자는 편지 한 통, 한 통을 읽으며 스스로 이야기의 얼개를 맞추어 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국민문학상 수상작가 김다은의 역작
《덕중의 정원》은 원래 작가가 준비에만 2년, 다시 집필에 꼬박 1년이 넘게 걸린 500페이지 가까운 소설로, 2010년 도서출판 ‘생각의나무’에서 출간한 《모반의 연애편지》를 완전히 새롭게 각색했다. 당시 이 책은 훈민정음 언해본을 다룬 대표 소설로 등재됐고,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도 선정됐다. 또 초판 출간 때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본문을 통틀어 총 84통의 서찰로만 진행되는 서간체 소설이었지만, 이번 《덕중의 정원》에서는 꼭 필요한 24통의 편지만 남기고, 나머지는 독자들이 훨씬 읽기 편한 산문체로 구성했다. 소설 형식만 바꾼 게 아니라, 사건을 이끄는 중요한 단서를 더하면서 단순한 개정판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내용으로 다시 태어났다. 10여년 세월 사이 작가의 의식 변화도 그대로 반영되어 한층 성숙한 작품이 탄생했다. 이미 예전의 《모반의 연애편지》를 읽어본 독자라면, 새롭게 태어난 《덕중의 정원》과의 차이를 찾아보는 재미 역시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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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목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
1부 십 년간의 긴 잠에서 깨어난
2부 그림이 그림이 아닐 때
3부 밀약서의 비밀
4부 연애편지는 없었다
에필로그
세조대왕 가계도
Preview
미리보기
정원 입구 담벼락에 엉켜 있는 수세미 넝쿨을 보며 나영은 꿈속의 한 소녀를 떠올렸다. 나무나 풀이나 꽃처럼 말을 할 줄 모르는 것들과 말하기를 좋아하던 덕중이었다. 그래서 덕중은 어려서부터 식물들이 어떤 효력을 지녔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 듯하다. ... 집안사람들은 덕중이 키운 식물들을 구경하는 것을 즐거워했고, 덕중이 키운 야채와 과일을 먹기 위해 날짜를 세며 기다리곤 했다. 사람들은 그곳을 ‘덕중의 정원’이라고 불렀다. -p8~10, <프롤로그>
그들은 그제야 임영대군과 귀성군이 아침부터 입궐한 것이 예사롭지 않음을 감지했다. 궐 안의 여인이 궐 밖 귀성군에게 연서를 보냈다는 이야기에 임금도 금방 말을 꺼내지 못했다. 얼음같은 침묵이 흘렀다.
“궐 안의 여인이라면, 그것이 누구란 말이냐? 정확하게 이름을 말해 보거라.”
“덕, 덕…… 덕중입니다.” -p18, <1부 십 년간의 긴 잠에서 깨어난>
임영대군은 머릿속으로 해야 할 일을 빠르게 정리했다. ... 귀성군! 준아! 이 애비가 혼란스러운 단 한 가지는 정말 그 편지가 연서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준은 왜 그것을 뜯어보지도 않고 왕 앞에서 갑자기 연서라고 말한 것일까.
-p33, <1부. 십 년간의 긴 잠에서 깨어난>
소용 박씨의 말 중에 이런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상전하, 알고 계시는지요? 주상전하께서 형제의 가족을 처형하실 때마다 그 응보처럼 전하의 가족이 죽어 나갔습니다. 주상전하께서 소첩을 죽이시면 응보처럼 또 다른 한 사람이 죽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소첩이 전하의 가족이면 형제의 측근이 죽어 나갈 것이고, 소첩이 형제의 가족이면 전하의 측근이 죽어 나갈 것입니다.” -p56, <1부. 십 년간의 긴 잠에서 깨어난>
“백팔장!” 덕중은 자신도 모르게 내뱉었다. 저절로 터져 나온 말이었다. 감추고자 깊이 닫아두었으나, 비밀 스스로 발효하고 팽창하여 뚜껑을 열고 나온 말이었다. 무슨 말인가 하려고 했지만, 이 말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 뱉어내고 나니, 마치 세상을 향해 선전포고를 한 느낌이었다. -p74, <1부. 십 년간의 긴 잠에서 깨어난>
훈민정음 세종어지에 명백히 ‘스물 여덟자’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굳이 최만리 상소문까지 들먹일 필요는 없고, 단지 현왕께서 훈민정음 자음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니, 학문적인 관점으로 차근차근 살펴보라고 했다. 문제가 되는 자음은 ㆆ와 ㅎ인 모양인데, 백성들 사이에서는 이 두 발음이 혼동되기도 하고 같이 발음되기도 했다. 백성들이 사용하기 더 편해지려면 어떤 자음을 줄여야 할지,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좋겠다고 대답했다. -p110, <2부 그림이 그림이 아닐 때>
“네년이 가지고 온 뽕잎의 바늘구멍에 쓰인 글자가 무엇인지 알아냈다. 뽕나무를 상목이라고 하지 않더냐. 뽕나무 상(桑) 자를 쓰는데, 약자로 쓰면 나무 목(木)과 세 개의 열십(十) 자로 나타낸다. 즉 木과 세 개의 十를 합치면(十十十十八) 마흔여덟이 된다. 그래서 마흔여덟 된 자를 상년(桑年)이라고 한다. 아래 뽕나무 잎사귀 바늘구멍은 木에 十이 아홉 개 합쳐졌으니 얼마가 되느냐. 바로 백팔이 되지 않느냐.”
-p115~116 <2부. 그림이 그림이 아닐 때>
두 사람은 해가 져서 점점 그림의 색깔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렇게 있었다. 그리고 안견이 떠나는 뒷모습을 신숙주는 길게 바라보고 있었다. 시를 대하는 자신의 마음이나 그림을 대하는 안견의 마음 수준이 같은 것을 보고, 여태 그를 화공으로 얕잡아보았던 자신의 옹졸함이 느껴져서였다. -p238, <3부 밀약서의 비밀>
『월인석보』는 운문으로 된 『월인천강지곡』이 먼저 나오고, 그 내용에 일치하는 산문으로 된 『석보상절』이 뒤이어 나오기 때문에 단락마다 내용상으로 연관이 있어, 아무데서나 자를 수 없게 되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유독 1권은 108면에서 뚝 끊고 막아버려서, 2권의 첫 장에서 끝맺지 못한 『석보상절』로 시작되는 것이 이상하다 했다. 나머지 권들의 첫 장은 모두 『월인천강지곡』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방비리의 말을 들으며, 김상선의 눈빛이 반짝였다. “상선 어른, ‘摠一百八張’이라는 표기 속에서, ‘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요?” -p283~284, <4부 연애편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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