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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자살한 어머니를 AI로 다시 만난다면…”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13년 전 자살한 어머니를 AI로 다시 만난다면…”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영화 <그녀>처럼 AI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녀>에는 인공지능(AI)으로 말하고 적응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운영체제 ‘사만다’가 등장합니다. 남자 주인공 테오도르는 사만다와 대화하고 위로받으며 성적인 교감을 나누는 단계까지 이릅니다. 테오도르와 사만다는 관계가 깊어질수록 정체성 혼란에 빠지지만, 그만큼 성장하고 각자의 길을 떠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인간이 AI와 사랑에 빠진다는 단순한 설정을 넘어, 존재와 관계, 애착 같은 진지한 주제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인간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AI

물론 이 영화가 나온 지 7년이 된 지금도 AI가 이정도 수준의 대화를 나누지는 못합니다. SK텔레콤의 AI스피커 ‘누구(NUGU)’나 LG전자의 가정용 로봇 ‘클로이홈’ 정도의 수준입니다. 단순히 명령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감정을 읽고 준비된 답변을 내놓는 정도죠.

다만 사람의 감정을 읽어내고 반응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누구’는 경북지역 아동보호전담기관에 투입돼 상담아동의 대화 속에서 가정학대의 징후를 분석하고, ‘클로이홈’은 카메라로 사용자의 얼굴 표정을 읽어 적절한 농담까지 건내는 ‘공감’ 기능을 갖췄습니다.

 

13년전 죽은 어머니를 AI로 되살린다면

최근 출간된 소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에서는 주인공이 오래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AI로 만납니다. 13년 전 대학생이던 범우는 투신자살한 어머니의 모습에 큰 상처를 받고 이를 마음 깊이 묻어두고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본인도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으며 문득 그 상처를 떠올립니다. 원망과 죄책감, 의문이 뒤섞인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며, 다시 아버지와 외가 식구들을 만나며 어머니의 인생을 들여다봅니다. ‘엄마’이기 전에 꿈 많은 소녀였고, 사랑받고 싶은 여자였던, 그리고 가족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했던 인간으로서의 ‘엄마’입니다.

 

온전하게 타인을 이해하는 것의 어려움…어머니를 보내는 ‘디지털 씻김굿’

그 과정에서 범우는 막연히 원망하기만 했던 어머니의 삶을 이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본인의 상처도 아물어갑니다. 나아가 누군가와 온전하게 소통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어머니의 AI를 완성해갑니다. 이미 늦은 후회지만 소녀이던, 여자이던, ‘엄마’이던 어머니를 이해하고, 그 모든 ‘엄마’를 되살려 하나하나 위로하는 ‘디지털 씻김굿’ 같은 의식을 통해 ‘제대로’ 떠나보냅니다. 범우 역시 삶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처지에서 비로소 온전하게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와 제대로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고 사실은 가장 절실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성찰이 소설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는

“13년 전 자살한 어머니를 AI로 다시 만난다면…”

드라마 <허쉬>의 원작소설 작가이자, 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과 백호임제문학상 수상작가 정진영의 신작 장편소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가 출간됐습니다. ‘어머니’라는 테마는 소설의 소재이자 주제로 종종 사용되어 왔지만, 보통 당위적인 사랑과 헌신의 존재일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찾아가는 어머니의 옛 흔적에서 발견하는 것은 ‘지금의 나보다 어렸던 시절’을 간직한 어머니의 삶, 그 자체다. 꿈을 품었던 소녀, 욕망을 가졌던 여인, 나름의 갈등과 고뇌와 슬픔과 좌절 속에서 삶을 일구어 왔을 한 개인적 주체로서의 ‘어머니’를 탐구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주인공인 아들(범우)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진정한 소통의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는 뻔한 신파가 아닙니다. 우리가 보통 너무나 무심하게 ‘어머니’라는 위상으로만 대해온 한 여인의 삶을 차곡차곡 쌓아, 그 여인이 끝내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곡절들을 여실히 구성해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비로소 어머니를 한 사람의 여성이자 주체로 인식하는 전환을 경험하게 됩니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십중팔구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분명히 존재했을 테지만 보통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없는 어머니의 소녀 시절과 여자로서의 삶과 오래된 꿈과 주체로서의 삶을 새삼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인식의 전환으로 이끌어가는 과정이 아주 세밀하고 치밀한 극적 전개구조와 흡인력 있는 문장에 담겨 있는 소설이 바로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입니다.

어머니의 흔적을 쫓아가는 과정은 동시에 범우(나)에게 관계를 올바르게 정리하고 제대로 이별하는 법에 대해서, 그리고 누군가와 온전히 소통하는 법에 대한 깨달음을 안겨줍니다. 주인공 역시 삶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처지에서 비로소 온전하게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간다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와 제대로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고 사실은 가장 절실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성찰이 소설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정진영 작가는 최근 한국문학에 드문 선 굵은 서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지난해 드라마 <허쉬>의 원작 『침묵주의보』로 화제를 모았던 작가는 최근 『젠가』의 드라마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다시 한 번 탁월한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는 작가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장에 섬세함이 더해져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흥미와 감동을 자아냅니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로 재현될 AI와 범우(나)가 무슨 대화를 나눌지, 소설에서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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