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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그녀가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보건소에서 받은 코로나 ‘문진’…알고보니 AI 서비스

지난달 서울신문 박홍환 논설위원은 칼럼을 통해 보건소에서 받은 전화 내용을 공개했다. 코로나19 관련해 발열이나 기침 같은 증상이 있는지를 묻는, 어쩌면 의례적인 통화였는데 알고 보니 인공지능(AI)이었다는 얘기다. 직업상 많은 사람과 만나고 통화하며 말의 행간에 유의하는 기자임에도 차이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는 얘기다. 그는 사람이 아닌 AI와의 대화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털어놓으며,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AI ‘타스’가 현실화되겠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단지 매뉴얼대로 판단하고 계산하는 것을 훌쩍 넘어, 대화 속에 담긴 사람의 감정에 맞춰 농담과 위로까지 건내지 않겠냐는 것이다.

 

AI 챗봇이 건설사 분양상담까지…네이버는 코딩 필요없는 AI서비스도

그러고보면 AI 관련한 기술 발전 속도나 사람들의 활용범위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보면, 반드시 불가능할 일도 아니다. GS건설에서 카카오와 손잡고 AI 챗봇상담서비스를 통해 분양상담에 나선다는 기사도 나온 바 있다. 이 기술 역시 상담고객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지향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 네이버는 어려운 코딩을 배우지 않고도 AI를 활용할 수 있는 ‘노 코드 AI’ 실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조금만 헤매면 공모전 기획전 제목을 만드는 수준은 누구나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다만 사람의 감정을 읽어내고 반응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누구’는 경북지역 아동보호전담기관에 투입돼 상담아동의 대화 속에서 가정학대의 징후를 분석하고, ‘클로이홈’은 카메라로 사용자의 얼굴 표정을 읽어 적절한 농담까지 건내는 ‘공감’ 기능을 갖췄습니다.

 

8년전 죽은 약혼녀 AI로 되살려내 대화…”가짜라도 축복”

실제로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직접 설정한 챗봇을 통해 8년 전 죽은 약혼자와 대화를 나눈 한 캐나다 남성의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그가 한 일은 ‘프로젝트 디셈버’라는 챗봇 사이트에 접속해, 사자의 신상정보와 (SMS/이메일 같은) 주고 받은 대화 내용을 입력한 게 전부다. 그는 대화가 쌓여갈수록 챗봇이 죽은 그녀의 말투와 비슷해졌고, 큰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비록 가짜지만 그녀와 대화를 나눈 것은 축복”이라고도 덧붙였다.

 

20여년 전 자살한 어머니를 AI로 살려내는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SF영화에 나오듯 사람의 전 인격을 디지털 매체에 저장하고, 다른 육체에서 다시 깨어나는 수준은 아주 먼 얘기일지, 아주 불가능한 얘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듯 죽은 사람의 자료와 기억을 통해 생생하게 대화하고 위로받는 것은 일부 가능한 얘기가 됐다. 정진영 작가의 신작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역시 이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창인 20대에 어머니의 자살을 겪은 주인공이 이로부터 20여년 후 자신 역시 암으로 시한부인생을 선고 받은 이후 어머니의 죽음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많은 원망과 의문, 해소되지 않는 그리움을 담아 죽은 어머니의 AI를 만들어 대화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은 그 가운데 더 깊이 어머니를 이해하고, 자신의 삶과 관계를 돌아보면서 한층 더 성장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이슈 아닌 ‘진정한 소통’

누구나 살면서 가족이든 친구든 소중한 사람을 잃는, 잊지못할 상실의 경험을 겪는다. 원망과 그리움, 회한, 하지 못한 말들이 살아남은 자의 가슴에 남고 때로는 상처가 된다. 그런 트라우마를 치유할 서비스로서 사자의 AI를 제공하는 것은 이미 해외에서 낯선 서비스가 아니다. 물론 과도한 상업성과 정보보안 이슈가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주는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쉽게 가치 폄하하긴 어렵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가 전달하는 메시지도 단지 새로운 기술의 경험이 아닌 ‘진정한 소통’, 그리고 ‘상처의 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는

“13년 전 자살한 어머니를 AI로 다시 만난다면…”

드라마 <허쉬>의 원작소설 작가이자, 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과 백호임제문학상 수상작가 정진영의 신작 장편소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가 출간됐습니다. ‘어머니’라는 테마는 소설의 소재이자 주제로 종종 사용되어 왔지만, 보통 당위적인 사랑과 헌신의 존재일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찾아가는 어머니의 옛 흔적에서 발견하는 것은 ‘지금의 나보다 어렸던 시절’을 간직한 어머니의 삶, 그 자체다. 꿈을 품었던 소녀, 욕망을 가졌던 여인, 나름의 갈등과 고뇌와 슬픔과 좌절 속에서 삶을 일구어 왔을 한 개인적 주체로서의 ‘어머니’를 탐구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주인공인 아들(범우)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진정한 소통의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는 뻔한 신파가 아닙니다. 우리가 보통 너무나 무심하게 ‘어머니’라는 위상으로만 대해온 한 여인의 삶을 차곡차곡 쌓아, 그 여인이 끝내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곡절들을 여실히 구성해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비로소 어머니를 한 사람의 여성이자 주체로 인식하는 전환을 경험하게 됩니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십중팔구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분명히 존재했을 테지만 보통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없는 어머니의 소녀 시절과 여자로서의 삶과 오래된 꿈과 주체로서의 삶을 새삼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인식의 전환으로 이끌어가는 과정이 아주 세밀하고 치밀한 극적 전개구조와 흡인력 있는 문장에 담겨 있는 소설이 바로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입니다.

어머니의 흔적을 쫓아가는 과정은 동시에 범우(나)에게 관계를 올바르게 정리하고 제대로 이별하는 법에 대해서, 그리고 누군가와 온전히 소통하는 법에 대한 깨달음을 안겨줍니다. 주인공 역시 삶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처지에서 비로소 온전하게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간다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와 제대로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고 사실은 가장 절실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성찰이 소설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정진영 작가는 최근 한국문학에 드문 선 굵은 서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지난해 드라마 <허쉬>의 원작 『침묵주의보』로 화제를 모았던 작가는 최근 『젠가』의 드라마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다시 한 번 탁월한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는 작가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장에 섬세함이 더해져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흥미와 감동을 자아냅니다. ‘나보다 어렸던 엄마’로 재현될 AI와 범우(나)가 무슨 대화를 나눌지, 소설에서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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