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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맞서는 인간의 태도 또는 자세 –자연 또는 신은 그들에게 무관심하다 [이문열 세계명작산책_2권 죽음의 미학_구명정]

죽음과 맞서는 인간의 태도 또는 자세 –자연 또는 신은 그들에게 무관심하다 [이문열 세계명작산책_2권 죽음의 미학_구명정]

스티븐 크레인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스티븐 크레인

「구명정」의 작가 스티븐 크레인은 20세기 첫해에 스물아홉의 나이로 죽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입니다. 수많은 장・단편소설로 미국 문학사에 자취를 남겼으나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만일 운명이 여신이 나를 물에 빠뜨려 죽일 작정이었다면, 왜 진작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겪은 온갖 수고를 덜어주지 않았단 말인가! 모든 게 다 터무니없다……. 하지만 아니, 그럴 수는 없어. 운명의 여신이 나를 물에 빠뜨려 죽일 작정이라니, 그럴 수야 없지. 나를 물에 빠뜨려 죽이려 하다니, 감히 그럴 수는 없지. 나를 물에 빠뜨려 죽일 수는 없어. 이렇게 온갖 고생을 다 했는데 말이야.’ 그렇게 생각한 다음, 사람들은 구름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자, 나를 물에 빠뜨려 죽여봐라! 그리고 내가 퍼붓는 욕이 어떤 건지 한번 들어봐라!’

작가 체험한 난파선 표류기…죽음에 꺾이지 않는 인간의 용기, 인내심

이 작품은 난파선 구명정을 타고 저만치 항구가 보이는 해변을 서른 시간이나 표류하다가, 네 사람 가운데 하나는 죽고 셋만 구조되는 해난사고를 줄거리로 삼고 있는데, 작가의 실제 체험에 바탕한 소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죽음의 미학’이라는 권별 주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죽음과 마주하였을 때 끝까지 안간힘을 쓰는 인간의 태도 또는 자세의 몇몇 유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반드시 주제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그런 인간들의 삶을 향한 눈물겨운 노력과 분발, 죽음의 고통과 공포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꺾이지 않고 저항하는 용기와 인내심 같은 것들은 틀림없이 인간만이 연출해낼 수 있는 미학의 측면이 있습니다.

자연의 여신은 인간에게 잔인하지도 자비롭지도 않았으며, 그를 배반하거나 그의 앞에서 현자인 척하지도 않았다. 다만, 무심할 뿐이었다. 철저하게 무심할 뿐이었다. 아마도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우주의 냉담함에 압도된 채 자기 삶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결함을 직시하고는 짓궂게도 마음속으로 그 맛을 하나하나 음미한 다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지기를 갈망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곧이어 닥칠 죽음의 위기에 대해 이처럼 여전히 무지한 상태에서도,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이의 구분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그에게 명백한 것처럼 느껴질 터였다. 그리고 만일 기회가 다시 한 번 주어진다면, 품행과 어투를 바르게 고칠 수 있을 것이며, 남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나 함께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좀 더 선량하고 똑똑하게 처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었다.

인간에 철저하게 무심한 자연 혹은 신

그 밖에도 하나 눈여겨볼 점은 그걸 자연이라고 부르든 신이라고 부르든, 난파한 인간들로서는 의지와는 상관 없이 어쩔 수 없는… 모든 것을 그들의 결정에 맡길 수밖에 없는 그 필연 또는 우연의 응답입니다. 그 같은 인간의 노력이나 갈망에 너무도 철저하게 무심함으로써 더욱 비정하고 잔혹해 보여, 또 다른 측면에서 처절하고도 기괴한 죽음의 미학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구명정

☞ 책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권 – 죽음의 미학_구명정」은

1996년 처음 출간된 이래 20여 년간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이 새로운 판형과 현대적인 번역으로 다시 독자를 만납니다. 그간 변화해온 시대와 달라진 독서 지형을 반영해, 기존에 수록된 백여 편의 중단편 중 열두 편을 다른 작가 혹은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교체하고, 일본어 중역이 포함된 낡은 번역도 새로운 세대의 번역자들의 원전 번역으로 바꾸어 보다 현대적인 책으로 엮었습니다. 바뀌거나 더해진 것이 30퍼센트에 달할 정도로, 새로워진 개정판입니다.

엮은이인 이문열 작가는 초판 서문에서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속에 다양하면서도 잘 정리된 전범(典範)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래서 젊은 시절 작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들의 목록을 추리고, 주제별로 세계의 다양한 나라의 작품들을 엮어내고 각 작품에 대한 해설까지 더했습니다. 모두를 납득시킬 만한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는 별수 없는 미진함이 남을지라도(혹은 그런 것이 불가능할지라도), 작가는 이 선집이 작가 자신의 문학 체험의 한 결산임을 분명히 밝히고,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문학 체험이 독자들에게도 전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은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창작의 한 전범이자 기준이 될 것이며, 소설 연구자들에게는 주제별 비교가 가능한 텍스트로서, 그리고 대중 독자들에게는 수준 높은 세계명작들의 풍성한 세계를 접하는 첫 책으로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수록된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도 높은 수준의 문학 교양을 쌓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총 10권으로 기획된 시리즈 중 우선 1권과 2권이 동시 출간됐습니다. 2권 “죽음의 미학”은 죽음을 주제로 한 중단편 9편을 모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닥쳐오는 죽음은 우리 모두의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또한 바로 그런 이유로 죽음은 삶을 삶답게 하는 전제가 됩니다. 죽음이 찾아온다는 것이 모든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다만 모두에게 다른 것은 죽음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우러를 것인가, 예비하고 다가갈 것인가, 혐오하고 두려워할 것인가, 할 수 있는 한 기피할 것인가. 우리 삶의 무수한 선택이 죽음에 대한 이 선택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소설은 자주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워 삶을 이야기합니다. 2권에 수록된 9편의 중단편을 통해 문학이 다루는 “죽음의 미학”을 살펴보는 것은 인간 삶의 가장 본질적인 순간들을 체험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스티븐 크레인의 <구명정>과 마르셀 프루스트의 <발다사르 실방드르의 죽음>을 새로이 번역해 실었고, 기존에 중역했던 헤르만 헤세의 중편 <크눌프>는 원전을 재번역해서 수록했습니다. 그 외에 레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잭 런던의 <불 지피기>, 셔우드 앤더슨의 <숲속의 죽음>,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 샤를 루이 필리프의 <앨리스>, 바이올렛 헌트의 <마차>와 같은 세계적 문호들의 작품을 문장을 다듬어 새롭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죽음’과 ‘삶’이라는 거대한 주제가 거장들의 손길을 거쳐 독자들에게 ‘미적 체험’으로 다가오는 독특한 순간들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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