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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치와의 충돌 [이문열 세계명작산책_1권 사랑의 여러 빛깔_바니나 바니니]

다른 가치와의 충돌 [이문열 세계명작산책_1권 사랑의 여러 빛깔_바니나 바니니]

사랑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죄악이 용서되었는가

사랑의 힘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라고 한 『아가서』의 한 구절을 인용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만능이 아니며 때로는 다른 가치와의 충돌에서 패배하기도 합니다. 사랑이 다른 가치와 충돌할 때 우리는 질타하거나 한탄합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죄악이 용서되었는가’라고.

「바니나 바니니」는 다른 가치와의 충돌로 비극이 되고 만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맹목적인 사랑의 논리를 따르면 여주인공 바니나의 사랑은 열정과 순진함에서 아무런 흠이 없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힘과 지혜를 모두 동원해 사랑을 지키려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카르보나리(‘숯쟁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인 피에트로에게는 사랑보다 더 우선한 맹목적인 가치체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조국 이탈리아의 해방과 통일을 바라는 열망 그리고 독립입니다.

바니나바니니  1961년 상영된 영화 ‘바니나 바니니’ 포스터

서로 다른 가치, 맹목적 열정이 부딪혀 낳은 비극

그런 두 사람의 만남은 처음부터 비극이 예정되었습니다. 하기야 그럴 때도 소설가들이 곧잘 쓰는 해법이 있기는 합니다. 그것은 우월한 가치를 위해 사랑을 희생함으로써 결과로는 그 가치의 무게까지 껴안은 보다 큰 사랑으로 자신들의 사랑을 승화시키는 길입니다. 하지만 바니나는 끝내 피에트로의 가치를 자신의 것으로 껴안을 수 없었고, 그들의 사랑은 참혹한 결말을 맺게 되고 맙니다.

그 같은 결말은 일생 열정적으로 사랑을 추구했으면서도 사랑에 대해 다분히 냉소적이었던 스탕달식 사실주의의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련된 사실주의의 눈으로 보면, 그가 채택한 이른바 충격적 반전(Striking End) 이 꼭 필요했던가란 의문이 듭니다. 그것은 오래지 않아 바니나가 돈 리비오 사벨리 공작과 결혼을 했다는 후문을 전하는 구절이었습니다. 그 구절로 그녀의 사랑은 다른 가치 앞에 더욱 참담하게 패배하게 되고 그녀는 사랑의 화신에서 영혼 없는 세속의 여자로 전락하고 맙니다.

“안 돼, 당신은 당신을 향한 사랑 때문에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야 해요.”

바니나가 격노해서 외쳤다. 그녀는 피에트로가 총독에게 자수하러 산 니콜로의 성을 떠난 순간부터 그녀가 했던 모든 일을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가 끝나자 바니나는 덧붙였다.

“그뿐 아니에요. 나는 그 이상의 일도 했어요. 당신을 향한 사랑 때문에.”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배반에 대해 말했다.

“뭐라고, 이런, 개 같은…….”

피에트로는 격노해서 소리쳤다. 그러고는 그녀를 향해 몸을 던지면서 쇠사슬로 그녀를 때리려 했다. 비명 소리를 듣고 간수가 달려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는 그녀를 죽였을 것이다. 간수가 피에트로를 붙잡았다.

“이런, 천하에…… 난 네게 빚진 게 하나도 없어.”

피에트로는 가능한 한 힘껏 줄과 다이아몬드를 바니나 쪽으로 던지면서 소리쳤다. 그런 후 그는 총총히 사라졌다.

바니나는 넋이 나간 채 서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로마로 돌아왔다. 그리고 신문은 그녀가 돈 리비오 사벨리 공작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스탕달 프랑스의 작가 스탕달

발자크와 함께 19세기 프랑스 대표작가 스탕달적과 흑, 연애론유명

스탕달은 오노레 드 발자크와 함께 19세기 프랑스문학의 큰 봉우리로 손꼽히는 작가입니다. 1800년 나폴레옹의 원정군을 따라 이탈리아로 간 경험이 그의 문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바니나 바니니」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적과 흑』, 『파르마의 수도원』 등이 있고 그 밖에도 유명한 『연애론』이 있습니다.

☞ 책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권 – 사랑의 여러 빛깔_바니나 바니니」는

세계명작산책

1996년 처음 출간된 이래 20여 년간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이 새로운 판형과 현대적인 번역으로 다시 독자를 만납니다. 그간 변화해온 시대와 달라진 독서 지형을 반영해, 기존에 수록된 백여 편의 중단편 중 열두 편을 다른 작가 혹은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교체하고, 일본어 중역이 포함된 낡은 번역도 새로운 세대의 번역자들의 원전 번역으로 바꾸어 보다 현대적인 책으로 엮었습니다. 바뀌거나 더해진 것이 30퍼센트에 달할 정도로, 새로워진 개정판입니다.

엮은이인 이문열 작가는 초판 서문에서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속에 다양하면서도 잘 정리된 전범(典範)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래서 젊은 시절 작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들의 목록을 추리고, 주제별로 세계의 다양한 나라의 작품들을 엮어내고 각 작품에 대한 해설까지 더했습니다. 모두를 납득시킬 만한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는 별수 없는 미진함이 남을지라도(혹은 그런 것이 불가능할지라도), 작가는 이 선집이 작가 자신의 문학 체험의 한 결산임을 분명히 밝히고,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문학 체험이 독자들에게도 전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은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창작의 한 전범이자 기준이 될 것이며, 소설 연구자들에게는 주제별 비교가 가능한 텍스트로서, 그리고 대중 독자들에게는 수준 높은 세계명작들의 풍성한 세계를 접하는 첫 책으로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수록된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도 높은 수준의 문학 교양을 쌓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총 10권으로 기획된 시리즈 중 제1권 “사랑의 여러 빛깔”은 사랑의 본질 혹은 속성을 다룬 작품들을 모았습니다. 문학 고전의 태반이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고 현대소설에서도 사랑 이야기는 여전히 중요한 소재이거나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랑이라는 주제는 문학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자 소재입니다. 사랑의 본질에 대한 정설 같은 것은 없죠. 오히려 다양한 입장과 관점, 해석의 정도에 따라 다채롭게 드러나는 것이 사랑의 현상입니다. 1권에 수록된 11편의 중단편은 문학의 프리즘을 통해 드러나는 “사랑의 여러 빛깔”을 펼쳐 보입니다.

처음 책을 낼 때부터 꼭 넣고 싶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넣지 못했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슌킨 이야기>와 오 헨리의 <잊힌 결혼식>을 새로이 번역해 실었고, 테오도어 슈트롬의 <임멘 호수>와 안톤 체호프의 <사랑스러운 여인>은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읽습니다. 그 외에도 바실리 악쇼노프의 <달로 가는 도중에>, 프랑수아 샤토브리앙의 <르네>, 윌리엄 포크너의 <에밀리를 위한 장미>, 토머스 하디의 <환상을 쫓는 여인>, 알퐁스 도데의 <별>, 아니투어 슈니츨러의 <라이젠보그 남작의 운명>, 스탕달의 <바니나 바니니> 같은 세계적 문호들의 정수를 새롭게 다듬은 문장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지고지순한 사랑에서부터 치정 같은 사랑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를 만나볼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책 「이문열 세계명작산책_1권 사랑의 여러 빛깔_라이젠보그 남작의 운명」 가 궁금하신가요? 그렇다면 조금 더 책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하여 책 제목을 눌러 도서 상세페이지로 이동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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