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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소설가 정진영 "삼겹살 같이 구워먹을 사람을 당근마켓서 찾는 세상 써봤죠"
책마을 사람들 첫 단편집 출간 소설가 정진영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소설이 사실은 아니지만, 진실을 담을 순 있잖아요.” 최근 단편소설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를 발표한 정진영 작가(43·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작가는 JTBC 드라마 ‘허쉬’의 원작 <침묵주의보>와 KBS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어진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등을 쓴 소설가다. ... ... /신연수 기자
나는 춤을 췄다, 7년을 함께했던 첫사랑의 빈소에서
소외, 단절 그리고 도피. 12개 단편은 현대 사회에서 통과의례라고 부를 만한 이 과정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웃기고 서글프면서, 부동산·실직·가난 등으로 고통받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다. 단편 ‘징검다리’는 동네 커뮤니티 앱인 ‘당근마켓’을 통해 이웃과 예상 외의 유대감을 경험하는 전개. 실수로 당근마켓에서 ‘목업폰’(전시용 휴대폰)을 큰 값 주고 구매해 상심한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같은 앱에서 타인으로부터 위안을 받는다. 흔한 이야기임에도 시선을 끄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 사회의 징검다리가 약해졌기 때문. 타인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현실에서 경험하지 못했을 징검다리를 따스하게 소환한다. ... ... /이영관 기자
부동산 '영끌' 등 시대를 읽다
오늘의 책 |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드라마 '허쉬'의 원작 '침묵주의보' 등 정진영 작가가 첫 소설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를 펴냈다. 정 작가는 장강명 작가 등과 함께 '월급사실주의' 동인으로 책에는 현실적인 주제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이 담겼다. 부동산 '영끌', 코인 투자, 재난지원금, 인공지능(AI), 중고거래, 실직, 학교폭력 및 '왕따' 문제, 지역통폐합, 부를 향한 욕망 등의 소재를 직설적으로 다루면서도 서사적 울림이 있다. ... ...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고통과 애환의 현실, 그리고 따듯함
문학상을 받거나 교과서에 실릴 ‘명작’은 아니다. 그렇다고 함량 미달인 것도 아니다. 빠르게 읽히지만 더러 가슴을 친다. 글쓰기도 거침없지만 소재나 장르 면에서도 거침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정진영 작가의 첫 소설집에서 받게 되는 인상이다. ... ...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당근마켓 ‘소주친구’가 건넨 것은···보고 듣기 괴로운 세상에도 온기는 있다
정진영 첫 소설집…단편 12편 묶어 동료가 아파도 못 챙기는 콜센터 등 부동산·가상화폐·노동·학교폭력 다뤄 동네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에 뜬 한 줄의 메시지.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실 분 찾습니다.” 중소기업의 잘나가는 임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명함이 사라지니 인연도 사라졌다. 가족과도 멀어졌다. 오랜만에 연락한 딸은 ‘아이폰 13 미니’를 사달라고 한다. 소주 두 병을 마시고선 당근마켓을 뒤졌다. 아이폰 13 미니의 중고 시세는 60만~80만원이었다. 20만원짜리가 눈에 보였다. 계좌 이체 후 문고리거래로 아이폰 13 미니를 받았다. 그런데 전원이 안 켜졌다. 판매자는 ‘목업폰이니 당연히 전원이 안 켜지죠’라고 했다. 목업폰은 2만~3만원이면 살 수 있는 모형이었다. 사기 아니냐고 항변했다. 판매자는 ‘목업폰’ ‘환불불가’라고 명시했다며 오히려 ‘진상’ 취급했다. 다시 당근마켓을 보니 시세 60만~80만원 글 사이에서 ‘20만원’이라고 올린 게시물은 무려 8개월 전 것이었다. “8개월 동안 기다린 끝에 이 말도 안 되는 거래를 성사한 뚝심! 너는 그 돈을 먹을 자격이 있는 놈이다. 인정한다.” 그때 당근마켓에서 소주 친구를 구하는 글을 본다. ... ... /임지선 기자
중고거래 사기·학교 폭력… 처절하고 너절한 현실 속 희망 찾기
고향의 한 신문사에서 편집기자로 일하다 4년 전 다른 신문사로 이직하며 서울로 올라온 ‘나’는 5000만 원의 전세금을 내고 서대문역 부근의 한 원룸에 산다. 청계천이 보이는 황학동의 주상복합아파트를 목표로, 한여름 에어컨도 포기한 채 악착같이 돈을 모으지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에 비트코인에 손을 댔다 투자금은 반토막 났다. 처음 서울에 올라왔던 4년 전보다 손에 쥔 돈은 늘어났는데도, 선택지가 오히려 줄어든 현실을 바라보며 나는 “마치 이길 수 없는 숨바꼭질의 술래가 되어 아무런 소득 없이 뛰어다닌 꼴”이라고 읊조린다. 소설가 정진영의 첫 단편소설집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무블)에 담긴 단편 ‘숨바꼭질’의 내용이다. 언론과 기업, 국회의 내부 현실을 철저히 파헤친 장편소설 ‘침묵주의보’(문학수첩)와 ‘젠가’(은행나무), ‘정치인’(안나푸르나)을 냈던 정 작가답게 주제가 지극히 현실적이다. ‘내 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로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있다. ... ... /박세희 특파원
[책&생각] 사막 행성에도 예쁜 동화는 ‘당근’ 피어나고
‘오만과 편견’을 읽으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파티 소식을 알리기 위해 초대장을 들고 누군가의 집에 찾아가고, 파티 때 준비하는 메뉴를 알리기 위해 또다시 그 집을 방문하고, 날씨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파티 참가자들이 호스트의 집에서 몇 밤씩 자고 가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면 만나기는커녕 음성조차 섞지 않고 기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그 시대 사람들은 몇 번씩 얼굴을 보고 함께 숙식을 하며 해결했다. 우리는 신이 우리에게 내린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중 어떤 것도 동원하지 않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반드시 누군가와 직접 만나야만 손에 넣을 수 있었던 의식주의 수단들이, 이제는 타인과의 만남 없이 간단히 획득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현대사회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연결자’ 역할을 해내는 이들이다. 이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먹고, 걷고, 대화하게 만드는 이들이 공동체 내에서 막대한 발언권과 결정권을 얻는다. ... ... /정아은 작가
지성의 전당 ‘문지인문아카데미’ 12강좌 성료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문화지평 재능기부 인문강연...갑진년도 이어갈 예정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인문지성공동체 문화지평(대표 유성호)이 개설한 문지인문아카데미가 지난 9일 12회 차 강연을 끝으로 올해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 ... 3강은 5월 6일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를 쓴 하인후 작가가 강연했다. 하 작가는 마키아벨리의 마지막 역작 ‘피렌체사’(Istorie Fiorentine)를 국내 최초로 완역해 책을 펴냈다. ‘피렌체사’는 13~15세기 피렌체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정치와 역사를 총망라한 책이다. 하 작가는 이를 ‘자유와 분열의 이탈리아 잔혹사’라는 부제를 달아 지난해 하반기 독자들 앞에 선보였다. ... ...
[단독] 원희룡 후임 검증 본격화…文저격수 심교언 우선 검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후임자 인선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20일 “원 장관의 후임자로는 심교언 국토연구원장이 우선순위로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며 “전직 국토교통부 차관도 후보군에 오른 상태”라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리비서관 출신인 김오진 현 국토교통부 1차관은 총선 출마가 유력해 후보군에선 빠진 상태다. 심 원장은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해 왔다.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캠프 정책본부에서 활동하며 재건축·재개발 및 대출 규제 완화와 임기 내 250만 가구 건설 등 주요 부동산 공약에 관여했다. 인수위원회에선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윤석열 정부 부동산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여권 관계자는 “심 원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 ... /박태인 기자
수양대군의 연인 목숨 앗아간 편지 한 통...흥미진진한 소설 '덕중의 정원'
[화이트페이퍼=임채연 기자] 왕의 후궁이 왕의 조카에게 연애편지를 보냈다가 발각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요즘 시대라면 영국 국왕 찰스와 다이애나, 카밀라 급 스캔들 아닐까. 신간 소설 <덕중의 연애>(무블, 2023)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작가는 세조 때 소용 박씨가 귀성군에게 편지 한 통을 썼다가 목숨을 잃은 사건에 주목했고, 소재를 포착하는 예리한 눈이 독특한 상상력과 합해져 흥미로운 소설로 탄생됐다. 그 상상이란 '궁궐을 발칵 뒤집은 그 편지의 내용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일진대, 훌륭한 역사소설가 답게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