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언론 보도

2024년 1월 19일

당근마켓 ‘소주친구’가 건넨 것은···보고 듣기 괴로운 세상에도 온기는 있다

정진영 첫 소설집…단편 12편 묶어 동료가 아파도 못 챙기는 콜센터 등 부동산·가상화폐·노동·학교폭력 다뤄 동네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에 뜬 한 줄의 메시지.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실 분 찾습니다.” 중소기업의 잘나가는 임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명함이 사라지니 인연도 사라졌다. 가족과도 멀어졌다. 오랜만에 연락한 딸은 ‘아이폰 13 미니’를 사달라고 한다. 소주 두 병을 마시고선 당근마켓을 뒤졌다. 아이폰 13 미니의 중고 시세는 60만~80만원이었다. 20만원짜리가 눈에 보였다. 계좌 이체 후 문고리거래로 아이폰 13 미니를 받았다. 그런데 전원이 안 켜졌다. 판매자는 ‘목업폰이니 당연히 전원이 안 켜지죠’라고 했다. 목업폰은 2만~3만원이면 살 수 있는 모형이었다. 사기 아니냐고 항변했다. 판매자는 ‘목업폰’ ‘환불불가’라고 명시했다며 오히려 ‘진상’ 취급했다. 다시 당근마켓을 보니 시세 60만~80만원 글 사이에서 ‘20만원’이라고 올린 게시물은 무려 8개월 전 것이었다. “8개월 동안 기다린 끝에 이 말도 안 되는 거래를 성사한 뚝심! 너는 그 돈을 먹을 자격이 있는 놈이다. 인정한다.” 그때 당근마켓에서 소주 친구를 구하는 글을 본다. ... ... /임지선 기자

경향신문